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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 국정원 직원 계급정년제 반드시 폐지해야

장석광 1 363

차기 정부, 국정원 직원 계급정년제 반드시 폐지해야

      

    

1982년경 프랑스에서 47명의 KGB 요원이 추방되었다. 룩셈부르크와 포르투칼을 제외한 미국과 서유럽 전역에서도 100여명의 소련 스파이들이 추방되었다. 태국과 일본, 이란에서도 다수의 소련 스파이들이 추방되었다. 결과적으로 소련체제의 붕괴로까지 이어진 스파이들의 대규모 추방 배후엔 블라디미르 베트로프(Vladimir Vetrov)란 인물이 있었다.

 

베트로프는 소련의 명문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57KGB에 특채된 후 출세가도를 달렸다. 1965년에는 동방과 서방의 주요 교두보로서 모든 KGB 요원과 아내들이 선망하는 파리에 파견되었다. 꿈같은 해외 파견을 마치고 베트로프가 1970년 모스크바로 복귀했을 때 KGB의 분위기는 5년 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노멘클라투라(nomenklatura)라는 당의 특권층이 KGB의 모든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베트로프의 직속상관도 베트로프보다 KGB 경력도 짧고, 조직에 대한 기여도도 베트로프에 훨씬 못 미치는 인물이었지만, ()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찬밥신세가 된 베트로프는 사무직으로, 한직(閑職)으로 전전하게 되었고, 승진은 완전히 물 건너가 버렸다. ‘촉망받는 인재에서 하루아침에 투명인간‘ ’루저'(loser)로 전락했다. 자존심 강하고 야심찬 인물이었던 베트로프에겐 자기 발꿈치에도 못 따라올 인간들이 좋은 자리로 영전하고 속속 승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198012, 무능력한 상관과 불공정한 조직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베트로프가 드디어 전향을 결심했다. 베트로프는 16개국에서 활동하던 소련스파이 250여명의 명단과 4000건 이상의 비밀문서를 프랑스 정보기관 DST에 넘겼다. 한 스파이의 상처받은 자존심에서 비롯된 복수심이 조국과 조직을 붕괴로 내몬 것이다.

 

20012, 버지니아에서 FBI 직원 로버트 핸슨(Robert Hanssen)이 러시아 간첩혐의로 체포됐다. 핸슨은 FBI 근무 3년째 되던 1979년부터 간첩으로 체포되기까지 무려 22년간 소련과 러시아의 이중스파이로 활동하면서 핵전쟁 대비전략’ ‘미국에 포섭된 소련 스파이 명단등 수천 건의 비밀문서를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핸슨은 어려서부터 제임스본드를 자신의 영웅으로 생각해 늘 스파이가 되고 싶어 했다. 학창시절에는 영국의 Kim Philby 관련 책을 읽고 이중스파이 활동에 매혹되었다. 정치적 신념이나 탐욕 때문이 아니라 이중스파이의 치밀함에 대한 순수한 로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핸슨의 이러한 내적 욕망과는 달리 주변 사람들에게 비춰진 현실 속 핸슨은 스파이 활동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동료들에겐 핸슨은 말수가 적고, 뻣뻣하며 사교성이 없는 내향적 인물이었다. 항상 몸에 잘 맞지 않은 어두운 색깔의 슈트를 입고 다녀 동료들 사이에서 장의사라는 별명으로도 통했다. 이러한 캐릭터 때문에 핸슨은 FBI 근무 대부분을 현장요원이 아닌 예산, 정보분석, 정보관리 등 내근부서에 근무해야만 했다.

 

핸슨의 이러한 내적 욕망과 실제 현실의 갭은 핸슨을 좌절시켰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조직에 소외감을 느꼈다. 제임스 본드가 되려고 왔는데 서류정리나 하고 있으려니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핸슨의 좌절, 소외, 분노는 핸슨을 이중스파이로 내몰았다. 핸슨의 러시아 스파이접선은 언제나 비밀 신호, 암호 편지, 황량한 공원을 이용했다. 22년간의 이중스파이 활동에서 러시아 스파이를 직접 만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러시아 스파이들과의 연락서신은 마치 연애편지를 쓰듯 했다. 모두 19세기 스파이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환상적이고도 로맨틱한 스파이 수법이지만, 법무부는 핸슨의 이중스파이 활동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정보재앙일 가능성(possibly the worst intelligence disaster in U.S.)’이 있다고 발표했다.

 

내곡동 쪽을 향해서는 오줌도 누지 않는다” “국정원이라는 글자만 봐도, 국정원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퇴직한 지 5년이 넘었는데도 상처받은 자존심 때문에 아직도 이불 킥을 할 때가 있다” “그 인간 만나면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동료들 경조사엔 아예 가지 않는다계급정년으로 50대 초중반에 퇴직을 당한 전직 정보요원들의 울분에 찬 목소리들이다.

 

스파이가 조국을 배신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인 이유가 있는가 하면, 탐욕이나 치정(癡情), 원한과 같은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그러나 정치적이념적 이유는 대체로 대의명분에 가깝고,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이유는 탐욕이나 치정, 원한일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것은 원한에 의한 배신이다. 탐욕이나 치정에 의한 배신은 자신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일말의 도덕적 자각이라도 있지만, 상처받은 자존심이나 원한에 의한 배신은 국가나 조직이 나를 먼저 배신했다는 분노와 복수심이 배신자를 더욱 공격적이고 무도(無道)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베트로프! 로버트 핸슨! 대한민국 국정원에도 유사 사례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일부함원(一婦含怨)이면 오월비상(五月飛霜)’이라고 했다지만, 무능한 상관과 불공정한 정보조직이 정보요원을 궁지에 몰면 나라의 안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시기를 놓치면 소탐대실(小貪大失),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 2022년도 차기 정부, 국정원 직원의 계급정년제는 반드시 없애야 한다. .

1 Comments
confused 05.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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